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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으로 잘 알려진 작가 밀란 쿤데라가 지난 1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별세했습니다.
밀란 쿤데라의 삶
밀란 쿤데라는 나치 침공기인 1929년 체코슬로바키아의 브르노에서 태어나 1968년 민주화 운동인 '프라하의 봄' 참여를 계기로 고초를 겪으면서 1975년 공산당의 탄압을 피해 프랑스로 망명해 세상을 떠날 때까지 50여 년간 프랑스에서 지냈습니다. 1979년 체코슬로바키아 국적을 박탈당했던 그는 2019년 국적을 다시 회복했습니다.
그는 1963년 단편 '우스운 사람들'을 발표하며 문단에 발을 들였고, 대학에서 문학과 영화를 가르치면서 집필 활동을 병행했으며 1967년에는 첫 장편소설 '농담'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1968년 '프라하의 봄' 참여를 계기로 작품이 압수되고 집필 제한 등의 탄압을 받아 1975년 프랑스로 망명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그는 "프랑스를 작가로서의 조국으로 선택했다"라고 밝혔습니다. 1993년부터는 체코어가 아닌 프랑스어로 집필을 하였습니다.
밀란 쿤데라, 세계적 작가로의 부상
밀란 쿤데라가 세계적인 작가로 이름을 올린 것은 1984년 작품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통해서 입니다. 이 소설은 1968년 체코의 민주화 운동인 '프라하의 봄'을 배경으로 현대인의 삶과 사랑을 다루었습니다. 네 주인공을 통해 암울한 시대 상황 속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때로는 무겁고, 때로는 가벼운 삶의 무게를 이겨내는 과정을 그려내며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이 소설은 국내에는 1988년에 알려지게 되었으며, 계간지 '세계의 문학'의 가을호에 실렸으며, 그해 11월에는 단행본으로 출간되었습니다. 최근 작품으로는 지난해 11월에 출간된 에세이 '납치된 서유럽'이 있습니다. 세계정세와 함께 동구권 공산주의의 몰락과 냉전체제의 종료와 맞물려 국내 대학에서는 '참존가'라는 별명으로 널리 읽혔습니다.
1988년에는 필립 코프먼 감독의 영화로도 제작되었으며, 대니얼 데이루이스와 쥘리에트 비노슈가 주연으로 출연한 이 작품은 국내에서 '프라하의 봄'이라는 제목으로 개봉되었습니다.
다양한 작품과 상을 받은 작가
이후에도 밀란 쿤데라는 '생은 다른 곳에', '불멸', '정체성', '무의미의 축제'와 산문인 '소설의 기술', '커튼', '만남' 등 다양한 작품을 발표하였으며, 대부분은 번역되어 국내에서 출간되었습니다. 최근 작품으로는 지난해 11월에 출간된 에세이 '납치된 서유럽'이 있습니다. 쿤데라는 생전에 메디치상, 클레멘트 루케상, 유로파상, 체코작가상, 컴먼웰스상 등 다양한 상을 수상하였으나, 노벨문학상은 받지 못하였습니다.
페트로 파벨 체코 대통령의 추모
밀란 쿤데라의 별세 소식에 페트로 파벨 체코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각) SNS를 통해 "(그는) 전 세대에 영향을 끼친 세계적인 작가였다"며 "쿤데라의 작품 속에서 그의 유산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추모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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